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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 흘렀다
이혼은 자동차 고속도로처럼 일사천리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비틀 거린다
다이어트에도 운동에도 아무 관심이 없다그는 아직도 온통 나무며 꽃이 가득한
식물도감에 머리를 쳐박고 있다
이따금씩, 카마수트라를 보기도 하지만
대개는 꽃과 나무에 대한 책들만이 그의 흥미를 돋운다그리고 그는 책을 아이와 함께 읽는다
아이는 이따금씩만 반응을 보일뿐
더 자주는 컴퓨터와만 친교할 뿐
그리고 늘 대답만, ‘갈게요’ 한다사는 건 그런 것, 분열된 존재처럼
그는 그를 알고
그는 그를 모르고
그리고 최근에는, 그는 그를 알지 못하고그는 페이스북도 못하고
콜 오브 듀티도 못하고
최근에는 히스토리를 검색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데이지 체이닝이 옛날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그리고 싸움이 있은 지 6주가 지나서
정원에 찾아온 어느 아침
식물들에게 소량의 표백제를 쏟아 붓는다
꽃들을 구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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