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변상련의 (Of Sympathy)

By | 6 August 2011

거주 만료된 몸을 나와
저세상으로
가던 길목에서 문득 희로애락을 끌고
평생 수고해준
제 몸을
한 번 더 보고 싶어진 영혼처럼
그녀

차를 돌려 살던 집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숟가락 소리 웃음소리 서류와 옷
가구와 상처와 추억이
집을
빠져나가니 싸늘히 식어버렸구나!

무릎을 꿇고 함께 견딘 시간들을 주물렀다

인고호흡까지 시켰다 입을 달싹거리며
알은체하자 그녀

노잣돈 건네듯 움트는 동녘 햇살을 혀끝으로
떼어 덮어주었다
설익은 밥

높고 외롭고 쓸쓸한 정신을
흉내만 낸
나의 밥을
오랜 세월 맛있게 먹어준
집에게
큰절하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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