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Wha Lee



내생 (My Next Life)

서운산 숲 속에 들어왔다 비로소 내 집이다 긴 숨을 내쉬었다 그늘이 그늘 위에 쌓여 있다 가지고 온 몇 줄기 취한 불빛을 놓아주었다 밤이 왔다 어느 나라에서나 자유는 늘 끝에 있었다 백 년의 허접쓰레기들도 하나 둘 놓아주었다 아침에는 빈 거미줄에 이슬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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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삭임 (The Whisper)

비가 오다 책상 앞에 앉다 책상이 가만히 말하다 나는 일찍이 꽃이었고 잎이었다 줄기였다 나는 사막 저쪽 오아시스까지 뻗어간 땅속의 긴 뿌리였다 책상 위의 쇠토막이 말하다 나는 달밤에 혼자 울부짖는 늑대의 목젖이었다 비가 그치다 밖으로 나간다 흠뻑 젖은 풀이 나에게 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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