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라타에서

당신은 런던으로, 브라질로, 베를린으로, 미국으로, 어디로든 훌쩍

떠나버렸던 닉 케이브의 그림자를 벗어나 살수 없다.
왕가라타, 내 부모님이 살고 있는 곳, 그곳은 참 볼품없는 곳,

그래서 나는 왜 케이브가 바다건너를 열망했는지 알고 있다;

마치 나와 함께 북쪽으로 떠났던 12학년 그들이 멜버른을 열망했던 것처럼.
친구의 친구가 바다건너 이국으로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당신이 느끼는

고통스러운 질투
왕가라타 키즈는

(원조 왕가라타 키즈는)

해외로 떠날 만큼 넉넉하진 못해.

수업이 끝나면 우리들 모두는 일을 해야 했잖아 그리고 지금은, 대학에서 혹은 직업교육(혹은 아니거나)에서, 일하며

정부가 허락해 준 것에만 의지해서 살고 있는 거야.
닉 케이브는 우리들이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표정의 깊이를 가늠하게 해 주지.
왕가라타에서 우리는 술에 절어 있었고 담배연기에 숨 막혀 했으며 원대한

꿈도 꿀 수 없었지.

멜버른에서도 거의 똑같았고, 단지, 우리에겐 부모님의 동의만 없었을 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닉 케이브를 사랑할 수는 없는 거야.

닉 케이브는 벗어났던 거지, 아마 자기도 몰랐을 거야, 하지만 어쨌든 벗어났지.
왕가라타는 고모도 있고, 삼촌도 있고, 사촌도 있는 셈이야.

닉 케이브가 내 뺨에 홍조를 띄워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