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RIBUTORS

김경주 (KIM Kyung Ju)

KIM Kyung Ju (b. 1976) was born in Gwangju, South Jeolla Province and studied Philosophy in Sogang University. He made his literary debut in 2003. His poetry books include I Am a Season that Does not Exist in This World (2006), A Weird Story (2008) and Appeasing the Eyes of Time Difference (2009). As a poet and playwriter, he has experimented and expanded the realm of poetic words in very characteristic, ever-changing modes of writing. As the first to discover the signs and spirit of the times, the poet is expected to evolve to attract the eyes of words and worlds.

아귀 (餓鬼, A Starving Ghost)

길에누워자는사람들은밤에자신도모르는사이옆으로와서누워자는사람에게 병을옮긴다고한다살을닿고가만히곁에누웠을뿐인데그들은자신도모르는사이 서로병을옮기고병을받으며죽어간다그들은입을다물지못하고잔다 무당은죽어서도무덤을갖지못한다는데살아서미물이었던그들은죽으면더욱 다정을앓아야한다는데자신도모르는사이그들은언제나칼날위가아닌인간위에서 가장위태로워보인다 세장을열고손가락으로죽은새의목구멍을열어본다액에젖은벌레가기어나온다 벌레가몸에묻은어둠을핥는다그건이쪽의어둠이아니어서나는무덤을갖지못한 새들의저녁을생각한다 감자탕집에서땀을뻘뻘흘리며뼈다귀를뜯어먹는데맞은쪽에서도뼈다귀를뜯고있는사람이보인다 이안(內)은우리같군창문밖엔거지하나주머니에두손을넣고이쪽을빤히바라보고있다 이봐거기는우리바깥이라구입을다물지못하고땀을뻘뻘흘리고뼈다귀를핥고빨고뜯고있는데 먼하늘로수송기한대가좆같은굉음을내며중환자처럼실려가고있다자신도모르는사이여기는 입안의초록을모두열어놓고새의입속으로들어가잠드는, 그래 다물고 감자,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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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의 문양 (Pattern of a Knee)

저녁에 무릎, 하고 부르면 좋아진다 당신의 무릎, 나무의 무릎, 시간의 무릎 무릎은 몸의 파문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살을 맴도는 자리 같은 것이어서 저녁에 무릎을 내려놓으면 천근의 희미한 소용돌이가 몸을 돌고 돌아온다 누군가 내 무릎 위에 잠시 누워 있다가 해골이 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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